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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톤 식단이 뇌를 지킨다? 알츠하이머·파킨슨 등 5대 질환서 가능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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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 식단으로도 알려진 '케톤 식단'이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한 퇴행성 뇌질환 예방에 도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르투갈 코임브라대학교 연구팀은 케톤 식단을 다룬 주요 실험과 임상 연구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케톤 식단이 뇌세포의 에너지 공급과 염증, 노폐물 청소 같은 핵심 기능에 두루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약물 치료를 보완할 새로운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케톤 식단은 지방을 전체 열량의 약 80%까지 늘리고, 탄수화물은 5%로 크게 줄인 식사법이다. 이렇게 탄수화물을 줄이면 우리 몸은 평소 주 에너지원으로 쓰던 포도당 대신 지방을 분해해 '케톤체'라는 새로운 연료를 만들어낸다. 원래 이 식단은 과거 약으로 잘 낫지 않는 어린이 뇌전증(간질)을 치료하기 위해 처음 도입됐으며, 굶지 않으면서도 단식할 때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게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케톤 식단이 뇌를 보호하는 여러 기전을 정리했다. 핵심은 케톤체 중 가장 많은 '베타하이드록시뷰티르산(bhb)'이라는 물질이다. bhb는 뇌 안에서 여러 좋은 변화를 이끌어내는 일종의 '신호 전달자' 역할을 한다. 세포를 녹슬게 만드는 활성산소를 줄이고, 뇌 안 염증 유발 물질의 생성을 막으며, 신경세포가 잘 자라도록 돕는 단백질(bdnf)을 늘린다. 또 뇌에 쌓인 독성 단백질 찌꺼기(베타아밀로이드 등)를 청소하는 기능이 잘 수행되도록 도울 수 있다. 이 찌꺼기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발병 예방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bhb는 염증 억제 외에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도 역할을 한다.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같은 뇌 질환에서는 뇌가 평소 주 연료인 포도당을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되는데, 연료가 부족해지면 신경세포가 더 손상되고 인지 기능도 떨어진다. 이때 케톤체가 포도당을 대신하는 '비상 연료' 역할을 해 뇌에 필요한 에너지의 약 60~70%까지 책임질 수 있다.

실제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생쥐에게 케톤 식단을 먹였더니 뇌의 독성 단백질이 줄고 학습·기억 능력이 좋아졌다. 한 연구에서는 이 식단을 43일간 먹인 생쥐의 뇌 속 베타아밀로이드가 25% 감소했다. 파킨슨병 동물 모델에서는 운동 기능이 좋아지고 손상되기 쉬운 신경세포가 보호됐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가능성이 확인됐다.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케톤을 만드는 음료를 6개월간 마신 결과 기억력과 언어 능력 등이 나아졌고,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는 일상생활 수행 능력과 삶의 질이 심각한 부작용 없이 개선됐다.

다만 케톤 식단을 실제 치료에 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한계점도 있다. 지방을 많이 먹고 탄수화물을 거의 끊는 까다로운 식단이라 환자 스스로 오래 유지하기 어렵고, 식단 초기에는 두통·피로·메스꺼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이나 영양소 부족 같은 문제도 생길 수 있어, 특히 고령 환자에게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케톤 식단은 결정적인 치료법은 아니지만, 핵심적인 질병 메커니즘을 조절하는 능력을 갖고 있어 뇌 질환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으로 환자별 유전·대사 특성에 맞춘 맞춤형 식단을 개발하고, 식단을 일찍 시작하면 발병을 늦출 수 있는지 등을 추가로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ketogenic diet as a therapeutic strategy for neurodegenerative diseases: from mechanisms to translational challenges: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 전략으로서의 케토제닉 식단: 작용 기전부터 임상 적용 과제까지)는 2026년 5월 학술지 '트랜슬레이셔널 뉴로디제너레이션(translational neurodegenera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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