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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터졌다고 바로 수술?"... 척추 수술, 꼭 해야 할 때와 기다려야 할 때 ③ [척추건강연구소]
허리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을 진단받으면 무조건 수술을 서둘러야 할까. 수술이 필요한 순간과 기다려도 되는 순간을 가르는 데는 여러 가지 요소를 따져봐야 한다. 실제로 디스크 환자의 80% 이상은 2~3주간의 치료만으로 호전된다. 반면 대소변 장애가 동반된다면 빠른 수술 없이는 평생 후유증이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시기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정작 환자들은 통증의 강도만으로 수술 여부를 판단하려 하고, 정확한 기준을 모른 채 막연한 두려움이나 성급한 결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38년간 척추만을 전문으로 진료해 온 정형외과 신병준 교수(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와 함께 수술과 보존적 치료를 가르는 기준, 감압술과 유합술의 차이, 그리고 최소 침습 수술의 정확한 의미까지 자세히 알아봤다.
디스크가 터져서 극심하게 아파도 바로 수술을 안 해도 되나요?
디스크가 터져 꼼짝도 못 할 정도로 아파도, 2~3주 치료 후 호전될 가능성이 80%를 넘습니다. 일반적으로 약 6주 정도 치료를 해보면서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마약성 진통제를 써도 통증이 전혀 가라앉지 않는 경우는 예외입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마약 중독의 위험이 생기기 때문에 빨리 수술을 진행해야 합니다. 마비가 없더라도 이런 극심한 통증이 계속된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척추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는 언제인가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마비입니다. 특히 대소변 마비가 있는 경우를 마미총 증후군이라고 하는데, 빠른 수술로 대소변 기능을 되찾지 못하면 평생 기저귀를 차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마미총 증후군이나 중추신경 마비가 온 경우는 반드시 수술이 필요합니다. 다만 마비의 종류에 따라 응급으로 수술해야 하는 경우와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경우가 나뉩니다. 마비가 없는 경우라면 대부분 통증 때문에 수술을 고려하게 되는데, 이때는 치료 경과를 보면서 결정해야 합니다. 아프다고 해서 바로 수술하는 것은 아닙니다.
감압술과 유합술, 두 수술의 차이가 무엇인가요?
감압술은 신경이 눌려 있는 것을 풀어주는 수술입니다. 디스크가 터진 경우에는 수핵을 제거해 신경 압박을 해소합니다. 협착증에서는 좁아진 신경 통로 주변의 뼈 일부를 잘라냅니다. 이를 통해 신경이 숨 쉬고 혈액이 원활히 흐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합니다.
유합술은 척추뼈가 불안정하거나 변형이 생겼을 때 뼈를 고정하고 교정하는 수술입니다. 디스크가 약해져 척추가 덜렁거리거나, 허리가 옆으로 또는 앞뒤로 휘는 변형이 있을 때 사용합니다. 유합술은 감압술보다 규모가 훨씬 큰 수술입니다. 특히 여러 마디에 걸친 변형 교정 수술은 척추 수술 중 규모가 가장 큽니다. 수술 시간이 길고 합병증 발생률도 높아 리스크가 상당합니다. 한 마디를 유합하는 것과 여러 마디를 유합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수술입니다.
갑압술과 유합술은 목적 자체가 다른 수술입니다. 그러나 척추 전방 전위증처럼 협착과 불안정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두 수술을 동시에 진행하기도 합니다. 감압만 하고 불안정한 뼈를 고정하지 않으면 증상이 금방 재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소침습 수술은 어떤 수술인가요? 기존 수술과 어떻게 다른가요?
최소침습 수술은 피부를 조금만 절개하고 내시경을 넣어 수술하는 방식입니다. 작은 절개 부위로 디스크 제거, 협착 부위 확장을 시행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유합술까지 진행할 수 있습니다. 유합술의 경우에는 한 곳만 뚫는 것이 아니라 몇 군데를 뚫어 진행합니다.
최소침습의 정확한 의미는 단순히 피부 절개가 작다는 것이 아닙니다. 안쪽의 연부조직 손상을 최소화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피부는 조금 절개하더라도 안쪽 조직을 많이 손상시켰다면 최소침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절개가 다소 길더라도 연부조직 손상을 최소화했다면 최소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상처가 작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척추 수술의 합병증은 어느 정도인가요?
감압술 같은 비교적 작은 수술은 합병증률이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합술까지 필요한 경우에는 합병증 가능성이 아무래도 높아집니다. 합병증으로는 염증, 마비, 마취 문제, 기존 지병의 악화 등이 있을 수 있고, 고령 환자의 경우에는 수술 후 섬망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척추 수술 권유를 받으면 많은 분들이 두려움부터 느낍니다.
거의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큽니다. 수술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옆집 아저씨가 그거 수술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는 식으로 주변의 이야기에 흔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술이 몸에 부담을 주는 일인 만큼 그런 말을 들으면 걱정되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기 몸을 맡길 의사에게 정확하게 설명을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성적인 판단에 휘둘려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거든요. 수술을 결정할 때는 단순히 두렵다는 감정보다, 이 수술을 통해 내가 무엇을 얻고 어떤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지 이성적으로 따져보아야 합니다.
고령이라도 수술을 받는 게 나을 수 있나요?
연세가 많을수록 수술 후 고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중요한 것은 수술의 목적을 먼저 생각하는 것입니다. 내가 불편한 것을 해소하기 위해 수술을 하는 것이고, 수술로 얻는 것과 치러야 할 부담을 저울질해야 합니다. 의사들은 위험보다 기대 효과가 훨씬 클 때 수술을 권합니다. 증상이 너무 심하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면 리스크를 감당하더라도 수술하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수술을 결정한 순간부터 환자와 의사는 같은 배를 탑니다.
다행히 요즘은 수술 후 빠른 회복을 돕는 eras(빠른 회복 프로토콜) 같은 체계가 도입되고, 수술 기법과 통증 관리도 크게 발전했습니다. 고령 환자라도 과거보다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위험이 아예 없다는 건 아니지만, 너무 두려움에만 갇혀 결정을 미루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