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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만 먹던 환자들이 달라졌다"... 일만사가 만든 만성질환 관리 변화 [의사 릴레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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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과 당뇨병은 증상이 없다고 방치하면 심혈관질환이나 신장질환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약을 처방받는 것만으로 관리가 끝났다고 여긴다는 점이다. 그러나 만성질환은 꾸준한 생활습관 관리와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제대로 관리된다. 이런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동네의원 중심으로 만성질환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일만사)'이 전국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단순 진료를 넘어 교육상담과 케어 플랜 수립까지 아우르는 이 제도가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내과 전문의 김동규 원장(하늘내과의원)에게 일만사의 의미와 실제 운영 경험을 들었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사업(일만사)이란 어떤 제도이며, 환자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일만사는 고혈압·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환자를 동네의원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제도입니다. 환자가 단순히 약을 처방받는 것에서 끝나지 않도록, 생활습관 교육과 정기 상담, 검사 결과 확인을 통해 스스로 질환을 이해하고 관리할 수 있게 돕는 것이 핵심입니다. 만성질환은 한 번의 치료보다 꾸준한 관리가 중요한데, 일만사를 통해 가까운 의원에서 지속적으로 건강 상태를 점검받고 의료진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의미가 있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원장님께서도 일만사에 참여하고 계신데, 현장에서 직접 느끼신 필요성은 무엇이었나요?
진료 현장에서 가장 많이 느끼는 부분은 만성질환 환자들의 관리 공백입니다. 혈압이나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상태에서도 바쁘다는 이유로 내원을 미루거나, 약만 복용하면 충분하다고 여기는 환자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만성질환은 생활습관 개선과 꾸준한 모니터링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단순 진료만으로는 그 부분을 채우기 어렵습니다. 일만사는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교육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필요성을 크게 느꼈습니다. 실제로 환자와의 접점이 늘어날수록 치료 순응도도 높아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전 일만사 시범사업에도 참여하신 경험이 있다고 들었는데, 당시에는 힘들거나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제도의 취지와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행정적인 부담이 상당했습니다. 환자 등록부터 상담 기록, 서류 작성과 제출까지 직접 챙겨야 하는 과정이 많았고, 진료와 병행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인력 여유가 크지 않다 보니 의료진이 행정 업무까지 함께 떠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환자를 더 잘 관리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인데, 정작 행정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되는 상황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그런 행정 부담을 느끼셨는데도 다시 일만사에 참여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가장 중요하게 본 부분은 '지속 가능성'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현장에서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웰체크 같은 디지털 기반 관리 시스템을 접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전자의무기록(emr)과 연동해 검사 결과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었고, 환자 문진표나 동의서도 앱 내에서 처리할 수 있어 행정 부담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이전에는 서류 관리에 상당한 시간을 쏟았다면, 지금은 환자 상태 확인과 상담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고 판단해 다시 참여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많은 환자분들이 일만사를 통해 꾸준히 만성 질환을 관리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했던 원장님만의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만성질환 관리는 결국 환자가 꾸준히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진료 이후 교육상담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흐름을 만드는 데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특히 웰체크 플랫폼에 잘 정리된 교육 자료를 활용해 생활습관 관리나 질환 관련 내용을 시각적으로 설명드리고 있는데, 글로만 설명할 때보다 환자분들의 이해도와 만족도가 높습니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상담 내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환자와 의료진 모두 부담을 줄이면서 꾸준한 관리가 가능해진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환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처음에는 번거롭게 느끼실 분들이 많을 것 같아 권유하기가 조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한두 분씩 사업에 참여하시면서 케어 플랜 수립과 교육상담을 함께 진행해 보니, 환자분들이 자신의 만성질환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주기적인 검사와 꾸준한 약 복용의 필요성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치료에도 훨씬 적극적으로 임하시는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환자분은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아 오랫동안 약을 반복적으로 조정해오던 분이었습니다. 약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식습관 관리와 꾸준한 모니터링을 병행하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수치가 눈에 띄게 안정됐습니다. 그분이 어느 날 진료실에서 "혼자 관리할 때보다 훨씬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한마디가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결국 만성질환 관리는 의료진이 옆에서 함께한다는 느낌을 환자가 받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고혈압·당뇨병으로 고민하는 환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고혈압과 당뇨병은 증상이 없다고 방치하면 심혈관질환이나 신장질환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비수도권이라 의료 접근성을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가까운 동네의원에서도 충분히 체계적인 관리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입니다. 약 복용뿐 아니라 생활습관 관리와 정기적인 진료를 이어가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혼자 부담 갖지 마시고, 의료진과 함께 장기적으로 관리해 나가시길 권합니다.

일만사 참여를 고민하는 의료진분들께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의원들은 인력이나 행정 여건 때문에 새로운 제도를 시작하는 데 부담을 느끼실 수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운영해 보니 환자 관리 체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환자와의 신뢰 관계를 쌓는 데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디지털 기반 시스템을 활용하면서 행정 부담도 이전보다 많이 줄었고요. 만성질환 환자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동네의원 중심의 지속 관리 체계는 점점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 하기보다, 환자 한 분 한 분 꾸준히 관리해 나간다는 마음으로 시작해 보시면 충분히 의미 있는 변화를 경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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