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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 주사, 평생 맞아야 한다?"...내과 전문의가 전하는 당뇨 관리법
"인슐린 주사를 시작하면 평생 맞아야 하는 것 아닐까." 당뇨병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흔히 갖는 걱정 중 하나다. 하지만 인슐린 치료는 모든 환자에게 영구적으로 필요한 치료가 아니며, 혈당 상태와 췌장 기능, 생활습관 개선 여부 등에 따라 치료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필요한 시기에 인슐린 치료를 적절히 시작하면 당장의 혈당 부담을 줄이고, 이후 혈당 관리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내과 전문의 신윤수 원장(신윤수내과의원)은 "초기 인슐린 치료는 혈당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지친 췌장을 쉬게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당뇨병은 막연히 두려워할 질환이 아니라 주치의와 상의하며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조언했다. 신 원장과 함께 인슐린의 정확한 역할부터 당뇨병 진단 기준, 치료법, 생활습관 관리까지 자세히 알아봤다.
인슐린이란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가요?
인슐린은 췌장의 베타 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입니다. 쉽게 말하면, 혈액 속에 있는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집어넣어 주는 역할을 해요. 또 간에서 포도당을 저장하게 도와주기도 합니다. 우리 몸이 에너지를 제대로 쓸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열쇠라고 보시면 됩니다.
인슐린은 당뇨병과 어떤 연관성이 있나요?
당뇨병은 혈액 내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는 병입니다.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하거나 양 자체가 부족해지면,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혈액 속에 그대로 쌓이게 됩니다. 혈당은 올라가는데 세포는 에너지를 못 받으니 기능도 떨어지죠. 이 상태가 지속되면 당뇨병으로 진행됩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몸에 어떤 변화가 오나요?
인슐린 저항성이란 인슐린이 분비는 되지만 제대로 기능을 못하는 상태입니다. 세포 입장에서는 포도당이 들어오지 않으니 "인슐린을 더 내달라"는 신호를 계속 보냅니다. 그러면 췌장은 점점 더 많은 인슐린을 만들어내다가 결국 지쳐버립니다. 이렇게 췌장의 보충 기능이 한계를 넘어서면, 그때부터 혈당 관리가 안 되고 당뇨 진단을 받게 되는 거예요.
요즘 '혈당 스파이크'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밥을 먹고 나서 갑자기 졸음이 쏟아지는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실 텐데요. 이런 경험이 혈당 스파이크와 관련 있을 수 있습니다.
정제된 탄수화물이나 단당류를 급하게 많이 먹으면, 혈액 내 포도당 농도가 갑자기 확 올라갑니다. 췌장이 인슐린을 열심히 분비해도 따라가지 못하면 혈당이 과도하게 높아지고, 그 결과 혈관 염증이나 복부 지방 축적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40~50대가 되면 공복 혈당이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근육은 인슐린이 작용해서 포도당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기관인데, 근육이 줄면 포도당을 사용하는 능력도 함께 떨어집니다. 밤사이 포도당을 충분히 소모하지 못하니 아침까지 혈당이 높게 유지되는 거예요. 여기에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간에서 포도당을 필요 이상으로 만들어내기도 하고, 나이 들수록 늘어나는 불면증이나 스트레스 호르몬도 혈당을 높이는 데 한 몫합니다.
당뇨병으로 진단되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크게 세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첫째, 공복 혈당이 126mg/dl 이상인 경우. 둘째, 아무 때나 혈당을 측정했을 때 200mg/dl 이상이면서 과도한 갈증·잦은 소변·체중 감소 같은 증상이 동반될 때. 셋째, 당화혈색소 수치가 6.5% 이상인 경우입니다. 당화혈색소는 최근 2~3개월간의 평균 혈당 수준을 보여주는 검사로, 이 수치가 기준을 넘으면 당뇨로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합니다.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면 평생 주사를 맞아야 하나요?
꼭 그런 건 아닙니다. 당뇨를 처음 진단받았을 때 혈당이 너무 높은 상태라면, 지쳐있는 췌장을 쉬게 하기 위해 초기에 인슐린 치료를 쓰기도 합니다. 이후 생활 습관을 개선하면 인슐린 용량을 줄이거나 먹는 약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오랫동안 당뇨를 앓아 여러 약을 써도 혈당이 잡히지 않는 경우에는, 췌장 기능 자체가 많이 손상된 상태라 인슐린 치료를 지속해야 할 수 있습니다. 부담 갖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glp-1 수용체 작용제, 메트포르민 등 각 당뇨약의 차이가 궁금합니다.
당뇨약은 종류가 다양한데,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메트포르민: 간에서 포도당이 과도하게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하고, 세포에서 인슐린이 더 잘 작용하도록 돕습니다.
▷glp-1 유사체: 음식을 먹을 때 장에서 나오는 인슐린 분비 신호를 더 오래 지속시키고, 뇌에 포만감을 유지시켜 식사량도 줄여줍니다. 최근 다이어트 주사로도 널리 알려진 약입니다.
▷sglt2 억제제: 높아진 혈당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당을 낮추는 비교적 최신 약입니다.
▷dpp-4 억제제: 혈당 조절 신호를 분해하는 효소를 억제해 식후 혈당을 잡아줍니다.
▷설포닐요소제: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늘려 혈당을 낮춥니다.
▷치아졸리딘디온: 세포 내에서 인슐린이 더 잘 작용하도록 도와 혈당을 낮춥니다.
인슐린 펌프나 패치형 제품들도 도움이 되나요?
많이 도움이 됩니다. 최근 나온 인슐린 펌프는 연속 혈당 측정기와 연동해 실시간 혈당에 맞춰 인슐린 용량을 자동 조절해 줍니다. 사실상 '인공 췌장' 수준이라고 볼 수 있죠. 다만 부피가 있어 불편하다는 분들을 위해 패치형 인슐린도 나와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환자 부담은 더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슐린 조절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나 생활 습관이 있을까요?
인슐린을 억지로 늘리려 하기보다, 인슐린을 적게 써도 혈당이 잘 유지되는 습관을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 음식: 마그네슘이 풍부한 시금치나 아몬드는 인슐린 수용체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귤이나 해조류 같은 수용성 식이섬유는 당 흡수 속도를 늦춰줍니다.
▷ 식사 순서: 채소 → 단백질(고기·생선·달걀) → 탄수화물(잡곡밥) 순서로 드시면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 운동: 식후 15분 산책만으로도 혈당을 의미 있게 낮출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근육을 키워 포도당 소비 능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뇨병 및 인슐린 치료와 관련된 가장 흔한 오해는 무엇인가요?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으면 많은 환자가 "이제 좋아하는 음식을 모두 못 먹는 것 아니냐", "인슐린을 맞으면 평생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걱정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인슐린 치료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평생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초기 인슐린 치료는 지친 췌장을 쉬게 하고 혈당을 빠르게 안정시키기 위한 목적일 수 있습니다.
또 당뇨병은 완치라는 개념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약도 먹지 않고 원하는 대로 먹어도 혈당이 정상으로 유지되는 상태를 완치라고 본다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혈당이 잘 조절되는 상태를 목표로 한다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