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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과류 하루 한 줌, 고혈압 위험 최대 26% 낮춘다
매일 견과류를 한 줌 정도 챙겨 먹으면 고혈압이 새로 생길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英 임페리얼칼리지런던(imperial college london)과 영국 식물성 식단 전문 단체 '플랜트베이스드 헬스 프로페셔널스 uk(plant-based health professionals uk)'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은 견과류 섭취와 고혈압 발생의 관계를 조사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메타분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14억 명 이상이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고혈압은 전체 질병 부담(daly)의 7.8%를 차지하는 주요 원인이다. 통곡물·칼륨·과일·견과류·채소 섭취가 부족과 나트륨·가공육·가당음료 섭취 습관이 고혈압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그동안 견과류 섭취와 고혈압 위험의 관계를 다룬 연구들이 있었지만 근거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관련 연구가 추가로 발표됨에 따라 최신 데이터를 종합해 다시 평가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2014년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견과류를 하루 한 회 분량 섭취할 때마다 고혈압 위험이 33%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그러나 단 4개 연구를 토대로 한 경계적 수준의 결과였으며, 근거 수준에 대한 별도 평가도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국제 의학 데이터베이스 펍메드(pubmed)와 엠베이스(embase)에서 2026년 4월 4일까지 발표된 문헌을 검색해 총 7,879건의 자료를 검토했다. 이 중 견과류 섭취와 고혈압의 관계를 조사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 8건이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선정됐다. 지역별로는 미국 3건, 유럽(스페인·프랑스) 2건, 아시아(한국·중국·이란) 3건이었으며, 연구의 질은 8점 만점에 평균 6.8점(중앙값 7.0점)으로, 6건은 고품질, 2건은 중간 품질로 평가됐다.
분석에 포함된 참가자는 총 14만 3,380명이었고, 추적 기간 중 새로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람은 2만 665명이었다. 분석 결과, 견과류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은 가장 적은 그룹보다 고혈압 발생 위험이 16% 낮았다(상대위험도 0.84). 하루 섭취량이 한 회 분량(약 28g)씩 늘어날 때마다 고혈압 위험은 평균 20% 낮아지는 선형 용량-반응 관계도 확인됐다(상대위험도 0.80). 비선형 분석에서는 하루 30~35g(대략 한 줌)을 섭취했을 때 고혈압 위험이 최대 26%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현재 유럽·북미 여러 식이 지침이 권장하는 하루 28g 섭취량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견과류가 혈압을 낮출 수 있는 여러 생리학적 기전을 제시했다. 견과류는 혈관내피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견과류에 풍부한 l-아르기닌은 혈관을 확장하는 산화질소의 원료로 작용해 혈압 조절에 관여한다. 또한 견과류의 식이섬유는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면서 프로피오네이트·부티레이트 같은 단쇄지방산을 생성하는데, 이 물질들이 혈압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견과류에 풍부한 페놀산·탄닌 등 항염·항산화 성분이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견과류 섭취가 체중 증가·비만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진 점도 고혈압 위험 감소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채식·비건·대시(dash)·지중해식 식단 등 견과류를 포함한 식물성 위주 식단이 혈압을 낮춘다고 보고한 기존 연구들과도 일치한다.
연구팀은 세계암연구기금(wcrf) 평가 기준에 따라 견과류 섭취와 고혈압 위험 감소 사이의 인과관계 가능성을 '있음 직함(probable)' 등급으로 평가했다. 다만 관찰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인 만큼 다른 생활습관 요인에 의한 잔여 교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짠 견과류와 무염 견과류를 구분한 연구가 없었다는 점도 한계로 꼽혔다. 나트륨이 혈압을 높이는 것으로 잘 알려진 만큼, 무염 견과류 위주로 섭취한 경우 실제 효과는 이보다 더 클 수 있고, 반대로 짠 견과류 섭취가 많다면 효과가 상쇄될 수도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아프리카·인도 아대륙에서 진행된 연구가 없어 모든 인종·인구 집단에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유럽·미주·아시아 세 대륙에서는 결과의 방향성이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앞으로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더 많은 섭취량, 견과류 종류별, 염분 유무별 효과를 확인하고, l-아르기닌 등 견과류에 포함된 구체적 대사물질을 조사해 기전을 규명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과가 견과류를 매일 섭취하도록 권장하는 기존 식이 지침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 결과(nut consumption and the risk of hypertension: a systematic review and dose response meta-analysis of prospective studies: 견과류 섭취와 고혈압 위험: 전향적 연구의 체계적 문헌고찰 및 용량-반응 메타분석)는 2026년 8월 국제 학술지 '영국영양학저널(british journal of nutrition)' 온라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