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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흔적 있어도 치매 안 걸리는 사람들..."차이는 미성숙 신경세포"
뇌에서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변화가 발견됐지만 치매 증상 없이 인지기능을 유지한 사람은 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무엇이 다를까.
네덜란드 신경과학연구소를 비롯한 공동연구팀이 고령자 24명의 사후 해마 조직을 분석한 결과, 뇌에 베타아밀로이드와 비정상적인 타우 단백질 축적 등 알츠하이머병 흔적이 있어도 인지기능을 유지한 사람은 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보다 신경세포 보호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이 더 활발하게 작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미성숙 신경세포'에서 확인됐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네 집단으로 나눴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뇌의 병리적 변화가 심한 중증 집단 7명과 중간 정도인 중등도 집단 5명으로 구분했다. 생전 인지기능이 정상이었던 사람들은 알츠하이머병 관련 뇌 변화가 없는 집단 6명과, 관련 변화가 있는데도 인지기능을 유지한 집단 6명으로 나눴다. 연구팀은 네 집단의 해마 조직에서 세포핵 약 11만 개를 확보해 세포별 유전자 활동을 비교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미성숙 신경세포'였다. 동물 연구에서는 이 세포와 해마 기능·알츠하이머병의 관련성이 보고됐지만, 사람의 뇌에서는 그 특성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고령자의 해마에서 미성숙 신경세포를 찾아,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인지기능을 유지한 사람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했다.
차이가 가장 뚜렷했던 것은 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 집단과 뇌 변화가 있는데도 인지기능을 유지한 집단 사이였다. 인지기능을 유지한 집단은 중증 환자 집단보다 신경세포의 보호와 생존에 관여하는 유전자 활동이 높았다. 반면 중증 환자 집단은 dna 손상 복구와 세포 생존에 관련된 유전자 활동이 낮고, 염증을 촉진하는 유전자 활동은 높았다.
주변 세포와 주고받는 신호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유전자 활동 자료를 바탕으로 세포 간 신호 전달을 추정한 분석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 집단은 미성숙 신경세포와 주변 세포 사이의 상호작용이 줄어들었다. 반면 뇌 변화에도 인지기능을 유지한 집단에서는 염증 조절과 신경세포의 성장·보호에 관련된 신호 전달 특성이 확인됐다.
다만 이번 결과만으로 신경세포 보호 관련 유전자의 활동이 인지기능 유지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사후 뇌 조직을 분석했기 때문에 미성숙 신경세포가 생전에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직접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세포들이 성인이 된 뒤 새로 만들어진 것인지, 더 이른 시기에 만들어져 남아 있던 것인지도 확정하지 못했다. 뇌 변화에도 인지기능을 유지한 사람들이 더 오래 살았다면 인지기능 저하를 겪었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었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네덜란드 신경과학연구소 에브게니아 살타 연구원은 "알츠하이머병의 흔적에도 인지기능을 유지한 사람들의 미성숙 신경세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추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결과를 뒷받침하려면 더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반복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transcriptional profiles of immature neurons in aged human hippocampus track alzheimer's pathology and cognitive resilience: 고령자 해마의 미성숙 신경세포 유전자 발현 특성과 알츠하이머병 병리·인지기능 유지의 관계)는 2026년 4월 학술지 '셀 스템 셀(cell stem cell)'에 온라인 게재됐다.